<세르시(Sersi)>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법사 <키르게(Circe)>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작의 설정이니까요)

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딧세이(율리시즈)의 모험>에서 그녀는 '오딧세이'를 사랑해서 그를 자신의 곁에 묶어두기 위해 마법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어 버린 인물입니다. 

 

 

<세르시>가 <물질조작>능력을 갖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키르케>라고 생각하고 계실것 같은데요... 

 

"그럼 세르시가 키르케가 아니라고?"

 

 

사실 그녀는 이터널스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모티브를 가진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케빈이 이걸 아주 스토리 속에 상당히 뻔하면서도 교묘하게 비비고 쓰까놔서... 저도 복잡한 분석과정을 거치느라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네. 그렇습니다. <세르시>는 <키르케>가 아닙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하지만 제 예상이 맞다면... 앞으로 <완벽한 키르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하십시오. 이걸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게 다 케빈때문이라고요~

 

우훗 우훗~

 

그래서 지금부터 제가 이렇게 해석하게 된 과정을 처음부터 하나씩 풀어가며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것저것 늘어놓다 보면 헷갈릴 수도 있으니 잘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세르시>의 모티브 중 하나는 그리스 신화의 사랑과 美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입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할 텐데, 먼저 <아프로디테>가 어떤 여신인지 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여신>이면서 '엄청난 바람둥이'이기도 합니다. (불륜현장을 들켜서 온 올림포스에 조리돌림 당하기도 함;;;;;;) 

그런데 이 여신이 <정식으로 결혼한 남편>을 제껴놓고 온갖 신과 인간들과 바람피우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녀가 원래 <'육체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여신>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속성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능~)

 

큐피드의 실수로 사랑하게 된 인간청년 '아도니스'

 

이 영화가 12세 관람가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들어간 것도 그래서 입니다. 그녀가 <육체적 사랑을 상징하는 여신=아프로디테=세르시> 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죠. 

(이걸 모르시는 분은 아니 디즈니가 왜 저래? 뭔가 좀 이상한데~ 하셨겠죠?)

 

우훗 우훗~

 

이 영화 속에서 세르시는 이카리스와 기원전 2세기 굽타문명 때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이혼절차를 밟고 헤어진 건 아닙니다. 그냥 이카리스가 어느날 떠나버린 거죠. 즉, 엄밀히 말자면 두 사람은 <합의 하에 별거 중인 상태>인 것이지, <정식으로 이혼한 남남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둘은 수 천년동안 헤어졌다 다시 합쳤다를 몇 번씩 반복한 거고요. 

 

이혼하면 변호사비용 등등 귀찮은 게 너무 많으니까 그냥 합의하에 따로 살자. 유럽에서는 많이들 그렇게 산다더라.. 거스 히딩크 감독도..

 

<세르시>는 처음엔 떠나버린 남편 이카리스를 기다렸지만(반전 변형), 어느 순간 포기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런던에서는 '데인'이라는 집안사정이 좀 복잡한 인간남자와 사귀고 있죠.

그렇다면 '데인' 이전에도 다른 인간남자와 사귀었겠죠? 물론 그 숫자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세르시는 현대의 런던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남친을 사랑하는 듯 보이지만 생일파티에서 같이 살자는 남친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스프라이트 때문입니다. 어째서인지 스프라이트는 세르시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심술장이 요정'은 여전히 누군가를 골탕 먹이는데 도가 텄습니다.

 

그리고 혹시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의 반전과 끝부분 조금만 제외하고) <세르시>와 <스프라이트>는계속 함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제가 앞에서 <스프라이트>의 중요한 모티브가 더 남았다고 말씀드렸지요?

 

 

 

바로 사랑의 신 <큐피드>입니다. 

 

사랑하는 아들~ 오늘은 또 무슨 장난을 치고 다녔니?

 

그리고 아시다시피, <큐피드>는 <아프로디테>의 자식이죠. 부모와 자식이니 함께 있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큐피드>는 신화 속에서 아름다운 <프쉬케(Psyche)>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프쉬케=나비=영혼(눈에 보이지 않음)

 

 

<프쉬케>는 그 아름다운 미모때문에 <아프로디테>여신의 질투를 사서 <사랑과 전쟁>을 찍은 끝에 결혼에 골인합니다. 그리고 프쉬케는 <인간에서 신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반전)

 

"부부는 일심동체"

사랑(큐피드)과 영혼(프쉬케)

 

 

자식은 어릴 때는 부모와 같이 있지만, <어른이 되어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되면>비로소 독립적인 존재가 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 속에서 <스프라이트>가 <세르시>의 곁을 떠나는 것은, <자신의 사랑을 찾기 위해서>인 것이고, 또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카리스=태양>이 신들의 연회를 떠났기에, <뮤즈=스프라이트>도 그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던 것이고요. 

 

신화 속에서 <큐피드>는 등에 날개가 있는 작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후기 문화-기독교에 흡수되어 <아기천사>가 됨)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몸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인 <아프로디테>는 걱정이 되어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러자 "동생이 생기면 자랄 것"이라는 답을 듣습니다. 

자, 이것을 비벼봅시다. 

 

<영혼(프쉬케)>을 얻어 <인간(어른)>이 된 <스프라이트(큐피트=피노키오)>가 이 영화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다음편에서 성인<에로스>가 나오는 겁니다. 

(동생같은 고블린(?)을 달고- 근데 요건 다음 영화를 봐야..) 

 

"더 이상 '어린 사랑의 신'는 없어! 하지만 내 안에, 하나가 되어 계속 살아가!"

 

 

 

자, 이만 다시 돌아와서... 이번엔 <세르시의 능력>을 위주로 한 번 훑어볼까요? 

 

 

세르시가 지구에 와서 먼저 한 일은 자신의 <물질조작>능력을 이용해 원시소년이 생선을 다듬던 <돌칼>을 <청동칼>로 바꿔줍니다. 이때 건네받는 소년과 건네주는 세르시의 손 너머로 "석기시대의 마지막 태양"이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 아침에 떠오르는 해는 "청동기 시대의 첫 번째 태양"이겠죠?  

 

 

그 후로 "널리 지적 생명체를 이롭게 하라"는 레드환인'아리솀'의 명령에 따라, 세르시는 참 매일매일 열심히 인간들을 도와줍니다. <흙을 물로 바꿔> 농사짓는 것을 도와주고, '요리하는 법, 베짜는 법, 집을 짓는 법 등등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며' <조건없는 사랑>을 베풀지요. 

 

 

"아, 그럼 세르시는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구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아닙니다. 케빈의 훼이크에 속으시면 안돼요~ 

 

우훗 우훗~

 

현대에서 <세르시>는 강의 중에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자, 벽에 걸려있던 커다란 화석이 떨어져 아이를 덮치려는 것을 구하려고 <화석(돌)을 흙으로 바꿉니다> 

 

 

또한 세르시와 인간남친, 스프라이트는 강변을 같이 걷다가 데비안츠의 공격을 받습니다. 세르시와 스프라이트는 둘 다 <체인저> 이기 때문에 데비안츠를 퇴치할 능력이 없습니다. 끽해야 잠시 묶어두는 정도죠. 그래서 세르시는 <돌을 진흙으로 바꿨다가, 다시 돌로 바꿉니다> 그리고, <버스를 꽃잎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나무집을 돌로 바꾸고>, <나무를 물로, 또 돌로 바꿉니다>

 

 

그런데, 한 가지 변한 게 있습니다. 리더의 상징인 <천부인>을 얻은 후, <데비안츠를 나무로 바꿉니다>

 

 

원래 그녀의 능력은 <물질=비생명체>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부인>을 얻은 후,<레벨업>되어<생명체를 물체>로 바꿀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나무인형(물질)을 인간(생명체)로 바꿉니다> 

 

 

"<세르시>는 레벨업 된 후에 생명체를 바꾸게 되었으니까, <키르케>가 된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조금 더 과감하게 생각해서 아니라고 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신화속에서 <키르케>는 <인간을 돼지로, 다시 인간으로 바꿉니다> 즉, <생명체를 다른 생명체로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세르시는 아직 그런 조작능력을 보여주지 않았죠.

(그리고 나무인형을 인간으로 바꾼 것도 자신의 힘이라기 보다는 <깐부시스템>을 이용한 거라서...)

 

그래서 전 아직까지 <세르시>는 <키르케>가 아니지만, <최종적으로는 '키르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레벨업을 거듭해가는 시스템은 이미 익숙한 패턴죠. 케빈은 미래를 위해 <비장의 카드>를 아직 숨겨놓은 겁니다. 어쩌면 케빈의 마음에 따라서 <더 높은 신>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갈 길이 남았는데, 미리 다 보여주면 재미없잖아~ 우훗 우훗~

 

아, 한가지 빼먹었는데요. 나무인형 피노키오를 바끈것은 <요정>입니다. 따라서 <세르시=요정>이라는 모티브도 갖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녀의 힘이 아직은 요정처럼 미약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후로 더욱 <레벨업>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지...

 

그리고 인간 남친은 <세르시>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것을 봤다고 하지요. 그래서 그녀를 <마법사>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것은 <예수>의 능력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에이잭의 모티브는 <예수>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세르시가 나중에 이터널스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복선>이죠. 

그리고 그녀가 <마법사>라고 말하는 것은 나중에 세르시가 <'키르케'가 될 것이라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아니, 어쩌면 <키르케>를 뛰어 넘는 <더 높은 신>이 될 수도 있겠지요.

어쨌거나 램프를 쥐고 있는 사람은 케빈이니까요.. 

 

 

 

아 참, 여기서 잠깐 옛날 고전 그림을 감상하는 한 가지 팁을 알려드려야 겠군요. 

"그림 속에 남자와 여자가 함께 그려져 있는데, 한쪽 구석에 <큐피드>가 그려져 있다면, 그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 또는 '곧 사랑에 빠진다'는 암시입니다.

 

 

 

자, 그럼 이제 <세르시>의 마지막 모티브가 남았군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카리스>편에서 다루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럼 <세르시>편은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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