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 안좋긴 하지만... 쥬라기 공원의 팬이라 공룡이 나오는 걸 어찌 그냥 지나가겠어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데.

게다가 좋아하는 과거의 캐릭터들이 특히 샘닐옹이 파이널을 장식한다는데 안 볼 수가 있나요..ㅎㅎ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것은.. 공룡이 나올 때만 빼고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럴수가! 나를 초반에 살짝 졸게 만들다니!)

 


그래도 종류별로 다양한 공룡이 나와서 좋긴 했어요. 티렉스에 기가노토에다 네일공룡, 케찰코아툴루스, 깃털 공룡까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얼음물에 수영하는 건 너무 나갔다)
 
전편의 오마쥬들도 잘 써먹었고, 바이오신에서 공룡팀 3인방과 월드팀 3인방이 재회하는 장면은 왠지 찡~ 하더군요.
 
근데 집에와서 리뷰를 쓰려고 잠시 생각하다보니..

 

뭐지.. 이 기분은...?

 

왠지... 전에도 써본 듯한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여러분, 한류 열풍이 또 해냈습니다.

요즘 외국에서 불닭매운맛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더니 이 영화 감독도 K푸드의 매운 맛을 본 게 틀림없어요.

그러니 이런 불똥메뚜기맛 쥬라기 월드가 나올 수밖에요.

따라서 삼양은 지금 당장 '불똥메뚜기맛 볶음면'을 출시해야합니다. 물들어 올때 노저어야죠.

 

이 영화는 한 편에 너무나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 공룡이 주는 장엄함과 공포를 기대하고 간 관객들에게 난데없이, 

공룡 + ω-공원√유전자 + 월드∑공존 = 의 값을 구하시오.

내가 영화보러 왔지 과제하러 왔냐?

 

이러니 관객들로서는 "이게 뭐지?" "지루하다" "공룡 어디갔니?" 하며 썩은 토마토를 던질 수 밖에요.

너무나 많은 재료가 범벅이 되어버려서, 전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그 의미를 소화하기 어려운 영화가 되어버린 겁니다. 게다가 그걸 풀어가는 방식도 너무 루즈했고요.

그렇다면 왜 감독은 그런 선택을 했는가?

 

일단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태생적인 문제에 1차 이유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감독은 쥬라기 공원+ 월드 3부작의 대단원의 막을 훌륭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잔뜩 힘을 주다보니 이야기가 너무 많이 늘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다양한 공룡들이 나왔음에도 아무도 영화를 본 후에 공룡을 기억하지 않아요! 그냥 불똥메뚜기맛이 핫하다는 것만 기억할 뿐이죠.

 

이 영화에서 감독은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공원팀의 인물들의 그동안의 과거를 설명도 해야하고, 지금 하는 일과, 앞으로의 썸씽도 넣어야 하고,

월드팀은 <메이지버전 와호장룡>에다 <007 액션>도 찍어야하고,

바이오신도 나름 악역으로서의 서사가 있어야 하고, 우박사도 착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 세 가지 이야기를 <꼭두각시 서커스>처럼 각가 잘 버무린 다음에 한데 쓰까서 비벼서 커다란 서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안에 공원 오마쥬도 넣고, 월드 설정도 재탕하고, 조역들까지 살뜰히 이용해 넣어야하고, 이터널스처럼 네셔널지오 그래픽을 코사쥬로 달아서 공룡의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꽃길도 깔아줘야 하는데다.. 마지막엔 관객들에게 사회학 난제까지 던져야됩니다!

이러니 정작 주인공인 공룡은 뒷전이 되어버린 거죠. 그냥 맛뵈기로 소모할 뿐입니다. (제가 괜히 졸았던 게 아니라니깐요?)

 

그래서 제 생각엔.. 굳이 메뚜기를 고집할 게 아니라 공룡을 이용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쥬라기공원 1편 책을 아직 가지고 있는데..

원작 책을 보면 해먼드 공룡은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리신>을 체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리신>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즉, 섬 밖으로 나가면 인간의 야생에서는 결국 죽는다는 설정을 해놓았습니다. 그래서 탈출한 공룡들이 콩을 찾아 먹죠. 리신이 많아서.

 

차라리 이것을 이용해서 작은 익룡이 <리신>이 많은 콩을 섭취하기 위해 메뚜기떼 재앙과 비슷한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게 어땠을까 합니다.

 

근데 원작의 리신설정은 영화에선 없었던 걸로 알지만.. 그럼 우박사가 다른 어떤 영양소 결핍 유전자를 이용하던지 해서... 메뚜기재앙을 공룡으로 대체설정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래도 어쨌든 걔들은 공룡이잖아요. 메뚜기가 아니라!

 

 

 

그리고 조금 과감하게 생각해 보면.. 블루도 애완공룡으로 길들였다고 구라쳐서 함께 데리고 다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공룡 암시장도 있는 마당에.. 영화 속 부자들은 공룡을 길들여서 황금 다이아몬드 목줄에 입마개 채워서 호텔에도 데리고 다니는게 유행이라고 해도 왠지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거든요.

 

뭐 어쨌든 이렇게 쥬라기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군요. 왠지 짠하네요.

 

 

 

 

 

그런데.....

 

 

터미네이터도 그렇고.. 스타워즈도 그렇고..

쓴물 똥물이 나올때까지 우려먹기를 좋아하는 헐리우드가 이 좋은 소재를 이대로 그냥 끝낼까..?

 

 

 

 

 

묻고 <쥬라기 레볼루션>으로 간다! 공룡이 치킨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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