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이 글로벌 히트를 쳤다는데 아직 바빠서 보지는 못했고, 드라마를 4화까지 봤다. 

선자역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하더라. 아버지도 좋았지만 특히 어머니 연기가 정말 좋았다. 

이민우가 워낙 존잘남이라.. 이건 뭐 선자가 아니라 다른 어떤 여자라도 엎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음..ㅋㅋㅋ

 

전체적으로 연기가 아니라, 정말 그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네 한의 정서가 표정에 행동에서 스토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정말 전체적인 앙상블이 훌륭하게 느껴졋다.

각본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정말 화면이 너무 아름다웠다. 동양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 더욱 고맙다. 이것은 감독이 한국계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인으로 작품을 만든 애플에 감사를!) 

 

1화~4화까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역시 4화의 쌀밥과, 늙은선자(윤여정)이 부산의 바닷가에서 우는 장면일 것이다. (솔로몬 미안) 

한국인이 가진 한의 팩트를 건드리는 주제를 너무 한국스럽게 연출해서 너무 좋았다. 진짜 펑펑 울었음. 오페라 가수 이야기도 좋았고.. 

특히 윤여정 선생님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통곡하는 것 뿐인데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늙은선자가 외치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이 드라마를 보는 모든 자(子)야들의 가슴에 서린 가슴을 땅땅 치는 것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아부지.. 지 왔심더.. 어무이.. 지 이자 고향에 돌아왔어예.. 좀 나와보이소.." 

 

불만이라면 너무 정제된 연출이라, 일본이 우리나라에 저지른 악행의 천분의 일만 표현되었다는 점이랄까..ㅎㅎ

대사의 함축적인 의미로도 충분히 그시대의 상황을 연상할 수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연출방식은 아니라서 해외에서 제작한 작품 답다는 것이 오히려 더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운 장면에 대해 굳이 집적거려 본다면.. 선자가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떠날때..

그 배에.. 우리나라에서 수탈한 쌀가마니가 가득가득 열심히 실리는 모습이 나왔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쌀가마니가 배의 창고에 소중하게 가득 차곡차곡 쌓이고.. 그 쌀가마니가 쌓이는 창고아래에.. 배의 가장 밑바닥 층에.. 마치 시궁쥐처럼.. 짐짝보다 못한 꼴로 쑤셔넣어지는 미래의 자이니치들의 북적대는 모습이 비쳐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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