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이계덕 기자 = 해경이 세월호 침몰 당시 TRS(Trunked Radio System, 주파수공용무선통신시스템) 를 통해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도 엉터리 상황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TRS(Trunked Radio System, 주파수공용무선통신시스템) 교신록과 해경이 작성한 상황보고서 등을 비교한 결과, 해경은  세월호 침몰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긴급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도 엉터리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이 공개한 해경 TRS 교신록을 보면 당시 사고현장에 도착한 해경선 P123정 해경은 16일 오전 9시 47분 36초경 도착한후 "현재 승객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나온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어 9시 53분경 "현재 여객선 상태 좌현이 완전히 침수했다"고 보고했다. 그로부터 한시간여 뒤인 10시 46분 24초경에는 "현재 확인은 안되나 승무원 말 들어보니까 학생들이 한 2~3백명이 탔다는데 많은 학생들이 못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목포해경이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9시 2분 1보를 시작으로, 9시 42분 2보, 11시 8분 3보, 12시 28분 4보로 서해해경과 해경본청에 보고한 상황보고서에는  그 어디에도 세월호가 선수 일부만 남기고 바닷물에 잠겼다는 내용은 없었고, 그 안에 학생 등 2~300명의 승선자가 갇혀 있다는 내용을 발견할수 없었다.
 
또 해경은 청와대 위기관리세터와 사회안전비서관실, 총리실, 해수부, 안행부, 합참, 국정원, 해군, 소방방재청 등에 보고한 해경본청 역시 배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갇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
 
목포해경 서장과 서해해경 청장, 해경 본청 상황실 등 지휘부가 모두 TRS망에 들어와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음에도 정작 ‘목포해양경찰서장’, ‘서해해양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의 이름으로 발신된 상황보고서는 모두 엉터리 보고였다.
 
이 같은 해경의 엉터리 상황보고서와 관련해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경우 10시 14분경 “해경관계자는 침몰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1~2시간 안에 모든 인명 구조를 마칠수 있을 것 같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도저히 ‘해경관계자’를 출처로 볼 수 없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 같은 보도 기조는 오전 내내 이어져 세월호가 선수만 남기고 침몰한 뒤인 10시 30분에는 “대책본부는 구조가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사망위험성은 비교적 낮은편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11시에도 “해경 관계자는 모든 인명구조를 곧 마칠수 있을것 같지만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고, 11시 46분에는 “구조작업은 현장에서는 거의 마무리 되지 않았을까 추정이 된다”고 보도했다.
 
MBC 역시 배가 뒤집어진 시간대인 10시 20분경 “해경은 구조작업도 큰 무리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며 “승객들은 모두 구명정을 입고 있고 모두 바다에 뛰어내리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라고 정반대 내용의 보도를 했고, 10시 44분에도 “구조작업을 벌이는데 큰 무리는 없다고 해경은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11시 1분경 <안산 단원고 “학생들 전원구조”> 자막이 보도됐고, 11시 2분에 “안행부는 45도 배가 기운 상황에서 해경배가 붙어서 구조하고 있기때문에 구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인명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뿐 아니라 11시 7분에도 같은 내용의 리포트를 반복했고, 11시 9분에는 “아직 구조가 되지 않은 나머지 승선원들은 전원 구명동의를 착용한 채 바다에 뛰어든 상태라는 내용도 들어와 있다”며 “현재 해군 등은 바다 위에 있는 이 구조자들에게 구명장비를 띄워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현실과는 도저히 맞지 않는 내용의 보도를 오전 내내 내보냈다.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인 최민희 의원은 “배가 어느 정도 기울고 있고, 끝내 언제 뒤집어졌다는 것은 물론 그 안에 200~300명이 갇혀 있다는 사실 또한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해경 지휘부가 왜 현장의 급박한 상황을 ‘상황보고서’를 통해 보고하지 않았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이 같은 엉터리 상황보고로 인해 수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민희 의원은 “방송 등 언론에게 현장의 실제 상황과는 정반대되는 것은 물론 상황보고서의 내용과도 맞지 않는 얘기를 전한 해경과 안행부 등의 관계자가 누구인지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엉터리 상황보고와 ‘곧 모두 구조될 것’이라는 거짓말, 그리고 이를 확인없이 보도한 언론에 의해 세월호 승선자 가족과 국민 모두가 농락당한 사이 우리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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