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추구하지 않음으로 비로소 만나게 되는 피겨의 무한 세계

    

 

     

한없이 무()에 다가가는 것에 의해서만이 무한(無限)을 만날 수 있다

            

지난 번에 예고해드렸던 김연아 선수 응원 일 블로그 'Peaceful Yu-na Kim' 에 올라온 김연아 선수에 대한 수학적 해석입니다. 내용이 조금은 어려운 듯도 하지만 찬찬히 느껴보세요...^^

           

'


      

         
         

  처음 연아를 만났을 때의 충격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연아에게서 외부로 발산되어 가는 것 그리고 내면을 향해 수렴되어 가는 것. 그런 두 가지의 상반된다고 생각되는 방향성 또는 지향성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우리만치 절묘하게 그리고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를 향해 발산되어 가는 그 무엇은 '아우라'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공기감(空気感)'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보다 추상적으로는 '미()' 라든지 '애()' 그리고 '생명(生命)' 이라고 불러도 좋은 것이다. 내면을 향해 수렴되어 가는 것은 '정적(静寂)' 또는 '무()' 아니면 '사()'라고 부를 수 있는 무엇이다. 
             
  연아는 입자(粒子)와 파동(波動)의 성질을 겸비한 양자(量子)와 같은 것일까? 백()과 흑()의 대조로 그리는 묵화(墨絵)와 같은 그런 것일까? 그렇다, 어느 한 쪽도 연아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 그러나 더욱 추상적으로 무()와 무한(無限)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수학 기호로 표현한다면 0(無)와 ∞(無限大).
      
  우리들 인간은 유감스럽게도 무와 무한을 그 자체로 인식하고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득한 저멀리 어딘가에 그 기억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갓난아기는 무에서 생성되어, 태어나는 그 순간에 무한의 공간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빅뱅과 같은 그런 충격과 함께.
    
1/ 0=?
    
  이 수식의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태어나기 전의 완전한 '0'으로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0'이 아니라 '0'에 한없이 다가간다면? ... 그러면 답은 '∞'가 된다.
      
lim 1/x=∞ 
x→0
       
  갓난아기를 말할 때 아직 성숙하지 않은 미숙한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는데 정말 그러한 것일까? 사실은 무와 무한을 아는 완전한 존재인 것은 아닐까? 성장이란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은 시간과 함께 무와 무한으로부터 멀어져 유한의 세계에 단지 들어박혀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1/x=y
         
  x는 ∞ 이외의 어떤 것을 대입해도 좋다.인간의 정체는 무엇인가, 즉 유한한 존재 x가 되려고 한 순간 답도 또한 유한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우리들에게는 ∞ 에 대한 머나먼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x를 보다 크게 하려고 하는 충동이 있는 것 같다. 보다 아름답게, 보다 자유롭게, 보다 강하게 하려고 하면 할수록 역으로  y는 보다 작아져버리고 마는 그런 것처럼...
       
  이러한 성장환상(成長幻想), 향상환상(向上幻想)은 너무나도 뿌리깊다. 달리 표현하면 무() 또는 사()를 두려워하는 나머지, 무한이라는 광원(光源)을 향해 일제히 도피(逃避)하는 주광성(走光性)과 같은 그것일 지도 모르겠다.
      
  피겨 스케이트의 세계도 또한 그러하다. 어떤 한 스케이터가 이 세계에서 가장 기피하는 무(), 암(), 사()를 가령 표면적으로 프로그램의 테마로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저류(底流)에 한없이 다가가려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미(), 애(), 자유(自由), 평화(平和)와 같은 것은 누구라도 비교적 용이하게 목표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모두가 무한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구를 통해 답을 얻게 되더라도 그것은 유한(有限)의 영역에서 바깥으로 한 걸음조차 나올 수 없으며 나아가 점점 왜소(矮小)한 것이 되어갈 수 밖에 없는 그런 것이다. 
       
  연아는 연기를 통해서 가르쳐주고 있다.
            
lim 1/x=∞
x→0
             
  한없이 무()에 다가가는 것에 의해서만이 무한(無限)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NOTE: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팅의 지향성 혹은 무(無)지향성을 수학의 극한의 개념에 빗대어 써주셨는데요. 무한대로 갈수록 아우라는 한없이 외부로 발산되고 몰입도와 흡인력은 한없이 그녀의 연기 속으로 수렴하죠.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팅에 몰입되노라면, 인간사의 유한한 것들은 한없이 작게 느껴져서 그녀의 스케이팅이 더욱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는 죽음, 작별, 소멸을 모티브로 하는 김연아 선수의 새 롱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의 주제를 떠올리게도 하네요. 죽음 또는 이별을 영원으로 승화시키는 "아디오스 노니노"의 주제는, 무한의 시간이 흘러도 그녀의 스케이팅이 소멸되지 않을 - 절대 '0'으로 수렴되어 사라지지 않을 - 기억으로 남아 우리 곁에 영원히 함께하게 될 거라는 예언과도 같습니다.

    

추가 >>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팅과 무한대(극한)"에 관한 이 글에 대하여 Essong58님의 해석:

"김연아 선수의 연기가 표현력에 있어 무한대를 표상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절대성이라는 가치로 수렴된다."

             

           

             

출처 : Viva la Reina~!
글쓴이 : 빠로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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