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그날 언론과 박근혜는 무엇을 했는가?
진실의길 임병도 칼럼
- 2016년 4월 16일 -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돌아왔습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을 기억하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날의 아픔을 되새기는 슬픈 사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언론과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 언론과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대참사 날 뻔했다가 아니라 대참사가 벌어졌다’
▲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 16일 문화일보 1면
2014년 4월 16일 언론은 엄청난 오보를 쏟아 냈습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후 몇 시간 뒤 발행된 문화일보는 ‘대참사 날 뻔했다’는 1면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대참사 날 뻔’이 아니라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그날 언론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MBC 기자회에 따르면 4월 16일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사고해역에 도착한 기자는 목포MBC 기자들이었습니다. 목포MBC 기자들이 사고해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이미 세월호는 뱃머리만 남기고 침몰한 상황이었습니다.
목포MBC 기자들이 본 것은 구조작업을 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도는 해경과 헬기였으며, 잠수요원들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목포 MBC 기자들은 정확한 구조자를 파악했었는데, 당시 목포해양경찰서장으로부터 구조자는 단지 160여 명뿐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목포MBC 기자가 구조자가 160여명에 불과하고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배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때, 언론에서는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목포MBC 기자들은 즉시 MBC전국부에 ‘학생 전원구조’는 오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지만, MBC는 중앙재난대책본부가 발표한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반성하는 언론? 세월호를 잊으라는 KBS’
2014년 4월 16일 언론은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추었습니다.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시청률을 높여주는 사건일 뿐이었습니다. 마치 축구 경기를 중계하듯 너나 할 것 없이 자극적인 세월호 관련 이야기만 쏟아냈습니다. 진실 보도는 그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 MBC,KBS,YTN,.조선일보의 세월호 참사 보도 내용들
수많은 아이들이 유리창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외칠 때 ‘학생 전원구조’ 오보가 나왔습니다. MBC는 아이들이 빠져나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보상금을 얼마나 받을지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아이들이 물에 빠져 숨을 거둘 때 연예 프로그램 결방을 결부시켜 클릭률 장사를 했습니다.
구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언론은 구조작업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던 시간, UDT와 SSU는 해경의 통제로 초기에 투입되지 못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고, 기자들과 언론사는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나아졌을까요?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내건 세월호 현수막을 철거한 KBS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4월 15일 오전 KBS 신관 정문에 세월호 참사 2년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KBS는 이 현수막이 회사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설치됐다며 추모 현수막을 철거했습니다.
KBS 새노조에 따르면 세월호와 관련된 뉴스와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제외한 정규 혹은 특집 프로그램을 KBS TV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만 다뤄도 줄줄 쏟아질 아픈 기억을 공중파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우리 아이들을 두 번 죽게 만들었던 언론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자신들이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아직도 모르는 대통령의 7시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2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이 첫 서면 보고를 받은 후 7시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 전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위원이 공개한 자료. 7월 8일 국회운영위원회의 속기록과 국가안보실
서면 답변을 통해 재구성한 4월 16일 청와대와 대통령의 타임라인 ⓒ416세월호민변의기록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안보실장을 통해 문서로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았습니다. 사고 접수 후 1시간 8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10시 15분 대통령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선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그러나 이미 세월호는 모든 입구와 갑판이 침수되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 받은 후 6시간 10분 동안 청와대에서는 회의가 없었습니다. 오후 4시 10분에서야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첫 서면 보고 후 7시간이 지나서야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대책본부를 방문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대본에 와선 한 말은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였습니다. 293명의 실종자 전원이 배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이런 소리를 하는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세월호 관련 보고를 제대로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그녀 스스로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상황만큼은 인지했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청와대는 기밀이라며 아직도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명단>
-미수습자(9명) : 고창석(단원고 교사), 권재근(혁규 아버지), 권혁규(7살), 남현철(단원고 2학년 6반), 박영인(단원고 2학년 6반), 양승진(단원고 교사), 이영숙(일반인 승객), 조은화(단원고 2학년 1반), 허다윤(단원고 2학년 2반)
-단원고 2학년 1반(17명) :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김수경, 김수진, 김영경, 김예은, 김주아, 김현정, 문지성, 박성빈, 우소영, 유미지, 이수연, 이연화, 정가현, 한고운
-2반(24명) : 강수정, 강우영, 길채원, 김민지, 김소정, 김수정, 김주희, 김지윤, 남수빈, 남지현, 박정은, 박주희, 박혜선, 송지나, 양온유, 오유정, 윤민지, 윤솔, 이혜경, 전하영, 정지아, 조서우, 한세영, 허유림
-3반(26명) : 김담비, 김도언, 김빛나라, 김소연, 김수경, 김시연, 김영은, 김주은, 김지인, 박영란, 박예슬, 박지우, 박지윤, 박채연, 백지숙, 신승희, 유예은, 유혜원, 이지민, 장주이, 전영수, 정예진, 최수희, 최윤민, 한은지, 황지현
-4반(28명) : 강승묵, 강신욱, 강혁, 권오천, 김건우, 김대희, 김동혁, 김범수, 김용진, 김웅기, 김윤수, 김정현, 김호연, 박수현, 박정훈, 빈하용, 슬라바, 안준혁, 안형준, 임경빈, 임요한, 장진용, 정차웅, 정휘범, 진우혁, 최성호, 한정무, 홍순영
-5반(27명) : 김건우, 김건우, 김도현, 김민석, 김민성, 김성현, 김완준, 김인호, 김진광, 김한별, 문중식, 박성호, 박준민, 박진리, 박홍래, 서동진, 오준영, 이석준, 이진환, 이창현, 이홍승, 인태범, 정이삭, 조성원, 천인호, 최남혁, 최민석
-6반(23명) : 구태민, 권순범, 김동영, 김동협, 김민규, 김승태, 김승혁, 김승환, 박새도, 서재능, 선우진, 신호성, 이건계, 이다운, 이세현, 이영만, 이장환, 이태민, 전현탁, 정원석, 최덕하, 홍종용, 황민우
-7반(32명) : 곽수인, 국승현, 김건호, 김기수, 김민수, 김상호, 김성빈, 김수빈, 김정민, 나강민, 박성복, 박인배, 박현섭, 서현섭, 성민재, 손찬우, 송강현, 심장영, 안중근, 양철민, 오영석, 이강명, 이근형, 이민우, 이수빈, 이정인, 이준우, 이진형, 전찬호, 정동수, 최현주, 허재강
-8반(29명) : 고우재, 김대현, 김동현, 김선우, 김영창, 김재영, 김제훈, 김창헌, 박선균, 박수찬, 박시찬, 백승현, 안주현, 이승민, 이승현, 이재욱, 이호진, 임건우, 임현진, 장준형, 전형우, 제세호, 조봉석, 조찬민, 지상준, 최수빈, 최정수, 최진혁, 홍승준
-9반(20명) : 고하영,권민경, 김민정, 김아라, 김초예, 김해화, 김혜선, 박예지, 배향매, 오경미, 이보미, 이수진, 이한솔, 임세희, 정다빈, 정다혜, 조은정, 진윤희, 최진아, 편다인
-10반(20명) : 강한솔, 구보현, 권지혜, 김다영, 김민정, 김송희, 김슬기, 김유민, 김주희, 박정슬, 이가영, 이경민, 이경주, 이다혜, 이단비, 이소진, 이은별, 이해주, 장수정, 장혜원
-교사(10명) : 유니나, 전수영, 김초원, 이해봉, 남윤철, 이지혜, 김응현, 최혜정, 강민규, 박육근
-일반인(30명) : 김순금, 김연혁, 문인자, 백평권, 심숙자, 윤춘연, 이세영, 인옥자, 정원재, 정중훈, 최순복, 최창복, 최승호, 현윤지, 조충환, 지혜진, 조지훈,서규석, 이광진, 이은창, 신경순, 정명숙, 이제창, 서순자, 박성미, 우점달, 전종현, 한금희, 이도남, 리샹하오
-선원(6명) : 박지영, 정현선, 양대홍, 김문익, 안현영, 이묘희
-선상 아르바이트(4명) : 김기웅, 구춘미, 이현우, 방현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미수습자 9명과 295명의 사망자 명단을 똑똑히 보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이 명단보다 더 중요한 국가 기밀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이라도 그 날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국민에게 밝히고 용서와 사죄를 구하기 바랍니다. 더는 시간이 없습니다. 역사의 죄인으로 기억되지 않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언론과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미수습자 9명과 사망자 295명의 죽음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죄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impeter&uid=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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