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이 퇴장하길 기다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의 ‘갤럭시 스마트폰 해킹 의뢰‘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왼쪽 사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4일 국회 앞에서 국정원 해킹 감청프로그램 사용 사이버사찰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이정아 기자 woo@hani.co.kr
[더(The) 친절한 기자들]
‘해킹 시도’ 들통나고도, 국내 사찰 의혹엔 ‘모르쇠’인 국정원
명백한 정황들은 그들의 변명이 ‘거짓말’이라 가리키고 있어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에 돈을 주고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찰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12일 “우리 원의 입장에서 구입한 것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며 구입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은 14일 국회 정보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2년 1월과 7월 해킹팀으로부터 약 20명분의 'RCS'(해킹 악성 코드)를 구입했지만 대북 및 국외 정보, 기술 분석, 해외 전략 수립 및 연구 목적으로만 썼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특정 정치인이나 민간인 등을 사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말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국내 사찰용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 7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 관련 기사 : [단독] 해킹 프로그램 산 국정원, ‘카톡 검열’ 기능도 요청했다
이탈리아 보안업체인 ‘해킹팀’의 해킹 프로그램 ‘갈릴레오’ 소개 영상 갈무리.
3. 국내용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새 버전 출시 때마다 “뚫어달라” 요구 국정원은 2013년 1월 당시 출시한 지 7개월이 지난 삼성의 ‘갤럭시 S3’ 스마트폰 단말기를 해킹팀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갤럭시 S3’를 보낼 테니 음성 녹음 기능이 가능한지 확인해달라”는 의뢰였습니다. 지난달엔 최근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은 ‘갤럭시 S6’에 대한 해킹을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건, 이탈리아에서도 구할 수 있는 ‘갤럭시 S3’를 왜 굳이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직접 보냈냐는 겁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제품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외국 판매분과 다를 수 있는 만큼 (국정원의) 감시 대상이 정확히 국내용 스마트폰 분석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즉, 국정원은 한국에서 쓰는 갤럭시를 해킹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던 겁니다.
▶ 관련 기사 : [단독] 국정원, 갤럭시 출시 때마다 해킹업체에 “뚫어달라”
▶ 관련 기사 : [단독] 국정원, ‘서울공대 동창회 명부’로 해킹 시도 정황
5. 해킹팀, 네이버 블로그에 ‘악성 코드’ 심었다 해킹팀은 국정원의 의뢰로 지난 3~4월 모두 7차례에 걸쳐 국내 포털 네이버의 블로그 두 곳에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감염시킬 수 있는 악성 코드를 심었습니다. 이 블로그들에는 한글로 떡볶이 관련 글 등 맛집 정보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사 홍보 글이 담겨 있습니다. 국정원이 어떤 특정한 개인을 노린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일반인을 해킹 대상에 포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 관련 기사 : 이탈리아 해킹업체, ‘네이버 블로그’ 통해 불특정 일반인 해킹 시도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는 동안 경호팀 등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갤럭시 스마트폰 해킹 의뢰‘와 관련해 질문을 하려는 기자들을 밀어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국정원 해킹·감청 의혹 규명 ‘독자와의 협업’ 제안합니다
<한겨레>가 선도적으로 취재·보도해온 ‘국가정보원 해킹·감청 의혹’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독자와 시민 여러분께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을 통한 협업을 제안합니다.
국정원이 해킹 스파이웨어(RCS)를 구입한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에서 유출된 데이터는 400기가바이트(GB)에 이릅니다. <한겨레>가 독자적으로 검색·분석하기엔 너무 방대합니다. 국정원은 이 프로그램을 국내 사찰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여러 정황상 불법 사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해킹팀 내부 자료를 내려받아 음성파일 등을 열어보거나 ‘korea’, ‘devilangel’ 등 국정원 관련 키워드로 검색한 뒤 의심 가는 내용이 발견되면 이메일(rcs@hani.co.kr)로 알려주십시오. <한겨레>가 추가 취재해 진실을 알리겠습니다.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컴퓨터·보안 전문가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유출 자료 전체>
ht.transparencytoolkit.org
hacked.thecthulhu.com/HT
njsq2jeyc527mol7.onion.city
hacking.technology/Hacked%20Team
kat.cr/usearch/Hacking%20Team%20Archive%20Part
<유출 이메일>
wikileaks.org/hackingteam/emails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0181.html?_fr=mt2
'media&soci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독] 국정원도 해킹팀에 해킹당했다 (0) | 2015.07.17 |
---|---|
대법, ‘원세훈 대선개입’ 유·무죄 판단 안한다…사실상 면죄부 부여 (0) | 2015.07.17 |
[단독]국정원이 보낸 피싱 파일 처음으로 복원하다 (0) | 2015.07.16 |
캐나다 Citizen Lab이 밝힌 도청의혹 국가 목록 (0) | 2015.07.16 |
국정원 감청 프로그램 총선에서 테스트(?) (0) | 2015.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