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해외 유투버가 <신라의 달밤>을 리액션하는 걸 보고 문득 떠오르는 게 있어서...
(번역기를 왕창 돌려서 댓글을 달긴 했는데..;;;;; 이것도 확실히 믿을 건 못되는 거 같음..
아.. 내가 왜 학교다닐때 영어를 소홀히 했던가..ㅠㅠ 그야 세종대왕님을 사랑하기 때문이지..쿨럭..)
그래서, 이번기회에 포레스텔라가 얼마나 대단한 크로스오버 그룹인지 추석특집 리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포레스텔라는 지금까지 숱한 명곡들을 리메이크하여 많은 찬사를 받았으니 두말하면 입아프긴 하지만)
<신라의 달밤>은 현인 선생님께서 부르신 <찐레알 명곡>이죠.
https://youtu.be/I20eSByGVXk?si=BKcMAxsmxOLq1agu
현인 선생님의 창법이 워낙 독보적이라, 아무리 음주가무를 즐기는 한국인이라도 이 곡만큼은 함부로 따라하지 못했죠.
(그렇게 지난 70년동안 회식자리에서 현인선생님 창법 흉내내다 개망한 사람들 줄세우면 연병장 200바퀴 넘을 거임. 가요계의 '페르마의 정리'라고나 할까..)
그런데 포레스텔라는 이 곡을 2018년 불후의 명곡에서 감히(!) 도전했습니다.
이때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했을 겁니다. 도대체 원곡을 어떻게 재해석 할건지 1도 감이 안왔으니까요.
그러나 포레스텔라는 이곡을 클래식에 접목시켜 또 다른 명곡으로 재탄생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포레스텔라가 이 어려운 곡의 리메이크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럼 이제 영상을 플레이하여 곡을 들으면서 아래 해석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Mef9MDqo1Bo?si=wlNeK9i_LHF2p5Qi
1절 전주 : 깊은 밤 산기슭의 길목을 비추는 달빛을 표현하기 위해 서정적으로 시작한다. 전통현악기(아쟁?)와 하프. (동양과 서양의 악기가 훌륭하게 어우러지는데, 이것은 포레스텔라가 크로스오버 그룹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레제로테너 조민규가 첫소절을 시작한다.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 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
고요한 달빛 어린 금옥산 기슭에서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깊은 밤, 한 나그네(조민규)가 경주의 금오산 기슭의 산길을 혼자서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길이라 오직 달빛(강형호)만이 나그네를 아스라히 따라가고 있었지요. 저 멀리서 불국사에서 자정을 알리는 그윽한 종소리가 들려오고, 나그네는 신라의 수도에 들어섰다는 감회에 젖어듭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그네여, 걸음을 멈추시오."
나그네는 놀라서 그 자리에서 멈춰 서서 주위를 살펴봅니다. 문득 근처 나무옆에 사람의 인영이 희미한 달빛에 드러납니다. 그것은 전사의 유령(고우림)입니다.
흥미롭게도 포레스텔라는 이 곡을 연극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나그네(조민규 레제로테너)가 첫 소절을 부르며 시작하고,
달빛(강형호 카운터테너)는 아름답고 투명한 음색으로 나그네를 비추듯 따라가며 화음을 넣고,
무사의 유령(고우림 베이스)은 마치 '돈지오반니의 유령'처럼 엄숙한 소리를 냅니다.
해설자(배두훈 드라마틱테너 )은 후렴부를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뮤지컬 렌트에서 마크역(해설자)를 연기함)
1절이 끝나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2절 전주 : 달빛(카운터네너)은 유령무사의 창끝에서 서늘하게 빛나고, 현악기는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스타카토로 연주한다. 드디어 유령(베이스)의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 신라의 밤이여.
"화랑도의 추억이 새롭구나."
"푸른 강물 흐르건만 종소리는 끝이 없네."
화려한 천년 사직 간곳을 더듬으며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유령은 옛날 이 길목에서 전사한 화랑이었고, 지금은 아무도 지나지 않게 된 이곳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천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골짜기의 푸른 강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불국사의 종소리가 몇 번이고 울리며 시간이 지나가도 나그네는 유령의 이야기를(신라왕국의 화려했던 역사) 계속 들어주며 그의 영혼을 달래줍니다.
아시다시피, 신라의 화랑도는 신라의 귀족청년들로 구성된 최정예 전투부대였죠.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들은 신라사회에서 <전장의 아이돌>급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들은 평소엔 학문을 익히고, 무술을 연마하고, 낭도를 거느리고 산천을 여행하며 심신을 단련하다가, 전쟁이 터지면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종종 미션임파서블을 수행함. 화랑은 전투에 나서기전에 아름답게 화장을 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전장에서 젊은 목숨들이 꽃처럼 지는 모습을 상상하면... ㅎㄷㄷ)
어쨌거나 이 화랑도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신라는 한반도에 최초로 통일 국가를 세울 수 있었죠. 비바! 화랑도!
2절에서 포레스텔라는 '화랑무사'에 비유됩니다.
그들은 훌륭한 재능을 갖추고, 아름답게 치장한 채 무대라는 '전장'에 선 '크로스오버계의 아이돌'이며, 비장한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임전무퇴 - Win or Die)
이 전설적인 명곡을 재해석하는 것은 그들에게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그들은 말을 달려 전투에 뛰어드는 화랑무사처럼 박력있게 2절을 부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소절에서,
'아─ / 신라의 / 밤─이─ / 여─ '
가사를 강한 스타카토로 끊어서 부르는데, 이것은 현인 선생님의 창법을 클래식하게 재해석함으로써 '리스펙'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노래(전투)가 끝났을 때, 그들은 군중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얻는데 성공합니다. (금의환향)
VIVA!! FORESTELLA!!!
포레스텔라가 새롭게 재해석한 '신라의 달밤'은 클래식과 만나 멋진 가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마왕(Erlkönig)'과 유사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아버지,아들,마왕,해설자)
https://youtu.be/jBCbo3L91xc?si=basWPEEd0OglCCn0
바로 이것이 포레스텔라가 크로스오버 그룹으로써 월드클래스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곡은 무려 5년전에 불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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