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힌츠페터


진실의길  강기석 칼럼


- 2016년 5월 18일 -




198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1년간 연수를 했다. 고국에서 기자가 공부하러 왔다고 교민들이 반가워했다.


어느 날 토론토 지역에서 유일한 교민신문을 발행하는 한 교민 댁에 저녁 초대를 받았다. (호남 출신으로, 나중에 귀국해 국회의원도 한 분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 집에 한 7~8가구가 초대를 받았다. 거실에서 간단히 뷔페식으로 식사를 끝낸 뒤 남자들만 따로 안방으로 안내 받았다. 거기에서 주인은 비디오를 틀어 주었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5.18 광주학살에 관한 것이었다.


30분짜리였는지, 1시간짜리였는지는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그날 처음으로 목격한 광주학살 현장의 처참함과 그때 느꼈던 통분함만은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다. 그 비디오를 처음 본 나 포함, 두 세명의 입에서는 연신 ‘어이구~ 어이구~’하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고 눈물이 솟구쳤다.


그 비디오를 찍은 기자가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 분이 지난 1월에 돌아가셨는데, 2005년 한국 방문 때 5.18재단에 맡겼던 손톱과 머리카락 등 신체 일부를 망월동묘역에 안장하는 추모식이 어제 열렸다. 부인은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남편의 소망이 이뤄져서 기쁘다”고 말했다고 한다.





89년 내 MBC 입사동기 PD인 김윤영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주를 다룬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노래’를 만들었다. 그는 광주학살을 찍은 국내 자료가 너무 없다고 한탄하면서 힌츠페터 기자가 찍은 것을 주로 인용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언론인들은 ‘김영란 법’에 시비걸기 전에 먼저 힌츠페터 기자의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 앞에 경건히 머리 숙여야 한다. 한우세트 굴비세트 선물받고 밥 얻어먹으며 나라 경제 걱정하는 것이 기자의 전부가 아니다.



<출처 :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table=gs_kang&uid=50>




출처 : Irene의 스크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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