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v/20150806120808021
정직 직 직전 사내 게시판에 뉴스데스크 보도 비판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미디어오늘김도연 기자]
MBC가 지난 4일 오후 이상호 기자에게 재징계(정직 6개월)를 내렸다. 지난달 대법원으로부터 해고 무효 확정 판결을 받아 복직한 지 21일 만의 일이다.
이 기자는 재징계 처분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MBC 뉴스데스크 세월호 보도를 비평하고 있었다. 그가 비평한 보도는 지난해 5월 7일 박상후 당시 전국부장이 직접 나와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죽음과 다이빙벨을 다룬 리포트<"분노와 슬픔을 넘어">다.
<관련기사 :MBC, 실종자 가족 조급증이 잠수사 죽음 불렀다?>
박 부장은 이 리포트를 통해 "잠수가 불가능하다는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라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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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MBC 기자. (사진= 김도연 기자) | ||
그는 또 "실제로 지난달 24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결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고 했는데, 이광욱씨 죽음이 '정부의 구조작업에 불만을 품은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과 압박으로 인한 사고'인 것으로 해석하게끔 했다.
박 부장은 이어 중국 쓰촨 대지진과 동일본 대지진 사태를 언급하며 "놀라운 정도의 평상심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논란이 됐던 '다이빙벨'에 대해서도 "결국은 분노와 증오 그리고 조급증이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규정했다.
미디어오늘은 그가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글과 거의 동일한 글을 MBC 사내게시판에 올리고, 이 사이트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뉴스 원고에 넣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유가족 '폄하' 논란 박상후 MBC부장, '일베' 글·용어 사용 논란
>그는 현재 MBC 보도국 국제부장이다.
미디어오늘은 이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을 입수, 전문을 공개한다.
- 들어가기에 앞서 이상호 기자입니다. 졸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우 분들께서'뉴스데스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 에 관심과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적 경로를 통해 전달해주시더군요. 연인원 수천 명이 넘는 분들이 읽으시고도 공개적으로 단 한 건의 의견표명도 하지 않는(혹은 '못하는') 분위기에서 과연 경쟁력 있는 뉴스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찬성이든 반대든, 이견을 드러내고 소통하며 토론하는 뉴스룸의 회복을 기대하며 오늘은 '불량' 콘텐츠의 발생과 사후처리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 2014년 5월7일 뉴스데스크… '데스크 리포트' 세월호 참사 국면에 논란이 됐던 박모 부장의 데스크 리포트를 기억하실 겁니다. 복직 이후 뉴스경쟁력 제고를 위한 글을 쓰면서, 해당 리포트에 대해 논란 이후 충분한 사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불량제품에 대한 사후조치는 콘텐츠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대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회의록을 보면 여당 측 위원들이 중징계를 육탄으로 막아서 '권고'에 그치기는 했지만, 심의내용을 살펴보면 매우 강경한 징계 의지가 반영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심위는 해당 리포트가 "다이빙벨과 관련해 일부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고,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을 일본의 여론인 것처럼 소개한 것은 심의규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는데요. 위배한 조항이 공정성이나 객관성 조항은 물론이고, 명예훼손에서 품위유지 조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중징계는 빼줬지만, 하자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명백한 '불량품'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불량기자에 대한 보도국의 사후조치는 과연 어땠을까요? 당시 보도국은 방심위 앞으로 보낸 서면에서 "유족의 '조급증' 때문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한국사회의 조급증이 그를 떠민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을 뿐"이라는 창조적인 '논리'로 변명하는데 급급했습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볼까요? 방심위가 인정한 '불량' 기사를 보도한 종업원을 처벌은커녕 승진시켜 현재 국제부장이라는 중책에 보임한 것은, 혹시 보도국이 뉴스경쟁력보다는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해 무리한 코드인사를 벌인 결과는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방심위의 심의와 별도로, 이번에는 팩트에 입각해 해당 기사를 검수해볼까요? "이광욱 잠수부는 차디찬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잠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겁니다." 맹골수도에서 잠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건 해경의 논리입니다. 김철승 목포해양대 교수 등은 "인천항 등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는 맹골수도와 비교할 만큼 조류가 센 지역이 많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양사고는 서해든 남해든 해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인양업체로 선정된 상하이 살비지를 포함한 수많은 전문가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왔지요. '잠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표현은 침몰선에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해경의 변명을 전적으로 반영한 결과는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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